번아웃을 지나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

2022-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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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NHN 두레이에서 프론트엔드 개발을 하는 조연우입니다.

어떻게 처음 개발을 접하게 되었는지

제일 처음에 개발을 접한 건 초등학교 저학년 때 학교에서 방과 후에 홈페이지 만드는 거 교육해 준다고 해서 처음 나모 웹에디터를 통해서 접한 게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또 제가 게임을 되게 좋아해서 게임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런데 집에서는 제가 컴퓨터, 특히 게임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컴퓨터를 할 거면 발전적인 걸 하라고 하셔서 컴퓨터 자격증 이런 걸로 컴퓨터를 했죠. 근데 고등학교 때까지도 정작 게임 개발은 한 번도 못 해봤어요.

개발자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순간

사실 개발자가 돼야겠다고 어느 순간 결심을 한 건 아니에요. 고등학생 때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전공을 컴퓨터 공학으로 하게 되면서 개발자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게임 개발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실질적으로 게임을 만드는 것보다는 홈페이지에 만드는 일들을 했어요.

게임 개발을 하지 않게 된 이유

대학생 때 게임을 하나 개발해 봤거든요. 그런데 힘들더라고요. 혼자서 이것저것 다 하려고 하는 것도 힘들었고, 특히 게임 개발을 하면 수학적인 게 많이 필요한데 수학을 잘하지 못해서 힘들었어요. 제가 수학을 싫어하는 건 아니고 수학 문제 푸는 건 좋아하는데 잘하지 못해요. 재미있긴 했지만요. 그래서 게임 개발도 해봤지만, 그것보다는 지금 잘하는 거 하자 싶었어요. 지금도 여전히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긴 해요.

프론트엔드 개발을 하게 되었나요?

제가 시각적으로 보이는 걸 되게 좋아해서 프론트엔드 개발을 하게 되었어요. 원래는 컴공 말고 시각 디자인과에 가고 싶었는데, 집에서 반대가 있었어요. 생뚱맞기도 하고 부모님은 당시에 제가 그림에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웹 프론트엔드 개발을 하면 화면 위에다가 그림을 그릴 수 있겠다 싶었어요. 앱 개발도 살펴보긴 했지만 접근성이 좀 떨어지더라고요. 지금이야 환경이 많이 좋아졌지만, 당시에는 앱 개발을 하려면 기기도 있어야 하고, 컴퓨터도 사양이 좀 괜찮아야 하고요. 또 앱스토어에 앱을 올리려면 개발자 등록까지 해야 해요. 일단 기본적으로 앱을 시뮬레이터든 실제 기기든 빌드를 돌리고 확인하는 데까지 과정이 좀 걸리니까 그렇게 느꼈어요. 그런데 웹은 '탁' 치면 바로 딱 나오니까 웹 프론트엔드 개발을 선택하게 됐어요.

졸업하고 처음 개발자로 일한 곳은 어디인가요?

졸업하고 나서 처음 일한 곳이 지금 일하고 있는 NHN이에요. 2018년에 인턴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인턴 이후에 면접을 보고 입사하게 됐어요. 전환형 인턴이 아니기 때문에 취업 준비를 따로 했어요. 면접을 여러군데 봤는데, 지금까지 일했던 곳이 좋다고 판단해서 쭉 일하게 된 거죠. 일하는 팀 자체는 스타트업 같은 느낌인데 큰 기업이 받쳐주고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아예 막 시작한 스타트업으로 가면 인프라도 잘 구축되어있지 않고, 내 힘으로 다 헤쳐 나가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러웠어요. 제가 입사했을 당시에는 팀에 구루와 같은 분들이 많아서 배울 수 있는 게 많겠다 싶기도 했고요.

어떤 일을 했는지

"두레이"는 올인원 협업 툴이어서, 그 안에 여러 서비스가 있거든요. 프로젝트, 화상회의, 메신저, 메일, 등등이 있어요. 그런데 제가 입사한 당시에는 저희 팀에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정말 적었어요. 아무래도 사람 수가 많이 부족하다 보니까 그냥 되는 대로 이것저것 다 했었어요. 그중에서 이제 발표 모드라고 마크다운으로 작성된 문서를 프리젠테이션 형식으로 보여주는 기능이 있거든요. 그 기능을 만들었던 게 기억에 남아요. 또 재밌었던 일은 저희가 기존에 앵귤러JS를 프레임워크로 쓰고 있었거든요. 앵귤러가 느리고 개발하기도 힘들어서 중간에 뷰로 전환하기로 했었거든요. 그래서 이제 그때 뷰 전환을 하는 작업이 되게 재미있었어요. 그 당시에 뷰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템플릿이나 컨벤션이 앵귤러랑 가장 비슷하기도 했고 당시에는 뷰가 또 트렌드였어요. 그 당시에는 리액트를 치고 올라오는 떠오르는 프레임워크 강자 같은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네요. 결국 현재는 뷰대신 리엑트로 서비스를 리뉴얼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요. 했던 일들은 모두 재밌었어요. 다 배우는 거니까요.

기억에 남는 경험

개발하면서 사람들이랑 대화하는 거? 하나의 서비스를 만들 때, 단순히 기계적으로 개발자는 기획과 디자인대로 개발하는 게 아니라 같이 모여서 어떤 기능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 같이 얘기하면서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 재밌어요. 개발자라고 스펙이 딱 내려오면 무조건 개발만 하는 게 아니라 기술적으로 개선 가능한 부분도 이야기하고 서로 알고 있는 선 내에서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방법으로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지 이야기하는 과정 자체가 재밌죠.

힘들었던 경험

힘들었던 건… 일이 많아요. 기존 서비스를 유지보수하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내부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새로운 기능들이 있잖아요.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다 보니까 힘들더라고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는 무리 같은 게 없을 줄 알았어요. 저는 좋아하는 일에 대해서는 오버를 하는 경향이 있어서 알게 모르게 계속 무리를 해왔던 거죠. 밤늦게까지 일하는 것도 자주 하고 무리를 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에 이미 한계치를 아득히 넘어갔고, 그러다 보니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제 여기저기 고장이 나기 시작한 거죠.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라는 거? 그래서 스스로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느꼈을 때는 이제 너무 늦었더라고요. 당시에 응급실에 두 번 실려 갔었어요. 그게 이제 2년 반, 3년 차 되기 직전에 있었어요. 그래서 휴직을 신청했어요.

휴직 후 복직까지

그 당시에는 어떻게 할 겨를이 없었어요. 저는 이제 그때 중증도 우울증이랑 불안장애랑 같이 와서 병원 다니기 바빴어요. 병원은 휴직을 하기 전부터 다녔는데 다니다 보니까 정 안 되겠다 싶더라고요. 그 당시에는 일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상태가 한동안 굉장히 안 좋았어요. 좋은 이야기는 없고, 상태가 되게 안 좋았다가 병원에 다니면서 약을 먹다 보니 다시 살 정도는 돼서 다시 복직하게 되었어요. 복직을 원래는 안 하려고 했는데 그 당시 팀장님이 다시 와서 일하라고 되게 적극적으로 얘기를 해주셨어요. 일하다가 중간에 병원에 가도 괜찮고 업무량을 절반으로 줄여도 괜찮으니까 와서 일해라. 그래서 어떻게 어떻게 하다 보니까 다시 또 하고 있네요.

번아웃에 대하여

스타트업일수록 더 그런 게 심한 것 같아요. 거기 있는 사람들이 다 열정이 대단하잖아요. 자기 실력에 자부심도 있는 사람들이고 재미도 느끼는 사람들이고요. 그런데 조직 내에서 그런 거를 너무 긍정적으로 보면 안 되지 않나 싶어요. 사람이 낼 수 있는 힘의 100%로 달리면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회사에서도 그거를 좀 경계해야 하는 것 같아요. 일이라는 게 어쩔 수 없기는 한데, 당장 달성해야 하는 목표를 위해서 100%를 다 써버리면 이제 그 이후에 뒤가 없다는 거? 지속 가능하지 못한 거죠. 그리고 오히려 그렇게 살면 약간 정말 인생에서 일밖에 안 남는 것 같아요.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좋지 않은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사실 인생에 회사 일만 있는 건 아니니까요. 제가 그랬어요. 일을 잠깐 멈췄을 때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예요. 매일 새벽에 나가서 다음 날 새벽에 들어오고 쉬는 시간에 또 공부하고 일하다 보니까 갑자기 시간이 붕 떠버리면 하고 싶은게 없는 거예요. 일하다 보면 일이 재밌다고 하지만 정작 일이 끝나면 내가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불안했던 것 같아요.

개발자는 성장해야 한다?

저는 예전에 취미가 코딩이었거든요. 그런데 취미로 코딩만 하는건 별로인 것 같아요. 남는 시간에 코딩 외에 다른 걸 할 때 생각에 여유가 생기고, 오히려 새로운 관점이 생기거든요. 일에 매몰되지 않도록 다른 걸 하면서 활력을 얻는 거죠. 물론 코딩만 하는 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들도 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개발자들 사회에서 주니어는 놀 시간 없어 항상 열심히 공부해야 해 빠르게 바뀌잖아 남는 시간에 토이 프로젝트 해야지 이런 암묵적인 강요같은것들이 있다고 느껴져요. 기술적으로 더 많은 지식을 얻게 되는 것은 분명 자신의 커리어의 성장을 위해서는 좋은일이에요. 하지만 이런 건 좋은 선에서 딱 끝나야 하는 것 같아요. 그런 생각에 매몰되다보면 내 삶의 균형이 무너지게 되어도 뭔가 멈출 수 없게 되는 것 같아요. 개발자로서의 커리어적인 성장도 중요하지만, 인간으로서 나의 성장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만드는것이 현실과 동떨어져있는 허무한 것들이 아니잖아요. 개발 외적으로 쌓은 다른 경험들이, 결국에는 우리가 직면하게되는 문제를 보는 시각을 더 넓혀 줄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개발자 인생이라고 코딩만 있는 건 아니니까.

지금은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지금도 여전히 프론트엔드 개발을 하고 있는데, 이제는 팀이 많이 커져서 10명이 넘는 인원이 모여서 프론트엔드 개발하고 있었어요. 예전에는 팀 내에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정말 적으니까 서로 얘기를 나눌 새도 없었고 각자 에이전트처럼 일한다는 느낌이 강했거든요. 이제는 좀 더 체계적으로 한 팀처럼 일하게 됐어요.

서울에서 충주로 이사 왔는데, 어떤 점이 좋나요?

그냥 일단 공기 좋은 게 제일 좋고, 주변에 좀 여유가 있어요. 도시에 살면 항상 주변에 모든 게 다 움직이잖아요. 사람들이 의식을 하지 않아도 항상 움직이는 것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다 보면 나도 빨리 뭔가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마음의 여유를 도시에서는 찾기가 좀 더 어려운 것 같긴 해요. 지금 회사는 한 달에 두 번 출근하고 있고, 그 외에는 재택으로 일하고 있어요. 재택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고립감 같은 게 있는데, 이런 부분은 회사에서 계속해서 문화를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면서 해결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저는 재택이 잘 맞기도 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오히려 재택이 더 좋지 않은가 싶어요. 집에서 일하면 내가 그냥 노트북을 펼치는 시간이 출근 시간이니까 출퇴근 시간 아낄 수 있잖아요. 또 출퇴근하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으니까 스트레스나 피로도가 덜 한 것도 좋아요.

집과 일하는 곳의 구분이 없어서 힘들지는 않나요?

공간적인 구분도 필요하지만, 정신적으로 구분이 필요한 것 같아요. 대부분 사람이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집으로 가져올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실제로 일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회사에서 풀려고 했던 문제들이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는 거죠. 그러면 회사에서 물리적으로 집으로 왔다고 해도, 일을 끝마친건 아닌거에요. 마찬가지로 만약 내가 재택을 할 때 집중이 안 된다고 느낀다면 단순히 집에 있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근본적인 원인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또 공간적인 구분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있는 곳이 일하는 곳이라고 마음속으로 강하게 생각할 수 있는 분이라면 상관없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주위 환경 영향을 받으니까요. 저도 그렇고요. 그래서 재택을 하되 일하는 공간은 어느정도 분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요즘하고 있는 고민

요즘 하는 고민은… 항상 회사 일밖에 없는 것 같긴 해요. 번아웃 이후에, 100%를 하면 안 되고 어느 정도는 좀 남겨도 여지를 남겨놔야겠다 생각하지만, 막상 일이 바쁘면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아요.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고, 또 다른 고민은 내가 지금 연차에 맞게 일하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에요. 저는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서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 관대하지 못해요. 내가 1인분을 하고 있는 게 맞는지에 대한 생각을 항상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일 외적으로 하는 고민은 여름이랑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지가 고민이에요. 여름이는 제가 작년에 유기견 보호소에서 입양한 믹스견이에요. 개들은 사람처럼 오래 못 살잖아요. 어떻게 하면 이제 남아있는 시간 동안에 같이 좋게 잘 살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하는 거죠. 그 외에는 고민은… 항상 놀고 싶다는 생각?

협업하기 좋은 동료란

이야기를 잘하는 사람이요. 일하면서 대화하는 것 자체를 꺼리지 않는 사람들이 협업하기 좋은 동료라고 생각해요. 재택을 하면서는 일상적인 대화를 더 많이 하는 게 좀 더 중요하지 않나 싶어요. 회사에 가서 동료들이랑 이야기를 나눌 때도 단순히 일과 관련된 이야기만 하고 끝나지는 않잖아요.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통해서 유대 관계를 쌓기 때문에 이런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재택을 하면 일이 아닌 것에 시간을 소모하는 거에 대해서 부정적인 관점이 커지는 것 같은데,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소통을 많이 하려고 해요. 이 외의 포인트는 다른 분들도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아요. 일단 저는 재택을 하고 있으니까 그런 관점에서 말씀드렸어요.

일을 처리하는 방식

주어지면 빨리 해야 한다. 그런데 일이 여러 개가 들어올 때가 있잖아요. 저희는 그런 상황 자체를 차단하려고 해요. 예전에는 여러 가지 일을 한 번에 하려고 했는데, 컨텍스트 스위칭이 계속되니까 놓치는 것도 생기면서 이제는 그런 상황 자체를 안 만들려고 노력해요. 개인의 능력으로 풀어낼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한데 근본적으로 일이 너무 많다면은 시스템을 의심해 볼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정말로 우리가 이걸 꼭 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회사에서 잘 성장하는 방법이 있다면

잘 성장하는 방법은 회사에서 열심히 하는 게 제일 좋아요. 내가 성장해야지 하고 회사의 일을 집으로 끌고 오는 순간 그때부터 다 엉망진창이 돼요. 회사에서 필요한 일이라면 회사에서 공부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물론 어떠한 지식을 배우는 것 자체가 나한테도 득이 되긴 하지만 일단 회사 일을 위해서 공부를 하는 거잖아요. 그게 아니라 나는 그냥 개발하는게 너무 좋아서 성장 하고 싶다고 한다면 회사 일 말고 아예 다른 거 했으면 좋겠어요. 관점 차이가 있는 부분이기도 한데, 저는 성장해야 된다는 생각 자체가 왜 개발자들 사이에서 유독 많이 요구되는지 모르겠어요. 개발 생태계는 빨리 바뀌기 때문에 주니어로써 남는시간에도 공부할 자신이 없으면 하지 말라는 이야기들을 저는 솔직히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개발 공부만 하고 있으면 약간 삶의 관점이 되게 좁아지는 걸 느껴요. 예전에 인터넷에서 어떤 구글러가 쉬는 시간에 일하지 말라. 코딩 말고 다른 걸 해라. 그런 식으로 이야기 하는걸 본 적 있어요. 일은 회사에서 끝내고 그 외의 시간은 내 삶을 위한 다른 일을 하는 게 더 좋지 않나 싶어요. 그래야 오래 갈 수 있고요. 결국에는 사람이 낼 수 있는 힘이 한계가 있잖아요. 그런데 연비 주행을 안 하고 나는 시속 200으로 달릴 거야 해서 다 태워버리고 남들보다 이만큼 빠르게 간다고 한들 이제 더 이상 연료가 없는 거예요. 그러면 거기서부터는 못 가잖아요. 회사 입장에서는 빨리 성장하고 빨리 배우고 더 많은 일을 해주는 사람이 좋겠지만, 결국 일을 하는 사람은 나이기 때문에 밸런스를 잘 찾는것이 중요해요.

위민후코드 활동

"위민후코드"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는, 그 당시에 같이 일하시던 분이 가서 사람 수 좀 채워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따라갔다가 어떻게 하다 보니까 의도치 않게 활동하게 되었죠.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끼리 모일 수 있는 행사를 많이 만들었어요. 활동하면서 좋았던 거는 우리가 같은 성별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할 일이 거의 없잖아요. 여자들끼리 만나서 요즘에 뭐 개발 툴이 얻었느니 요즘 뭐가 프레임워크 뭐가 핫하니 그런 대화를 하는 상황이 잘 안 생기는데, 그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어요. 다른 것보다는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게 되게 뿌듯하더라고요.

연우님에게 개발이란

개발이란 목공이다. 항상 하는 말인데 옛날에는 목수들이 필요한 걸 다 만들었잖아요. 의자가 필요하다고 하면 목수들은 자기가 만들어 쓰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생활에 꼭 필요한 게 스마트폰 인터넷이니까 거기서 우리가 원하는 거를 만들어 쓰는 거죠. 저는 주변 사람들한테 개발자라는 직업을 소개 해 줄 때 21세기의 목수라고 말하고 있어요.

개발할 때 중요한 것

실력, 이론, 경험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내가 정말 그걸 만들고 싶은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레고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레고로 만드는 걸 좋아하잖아요. 레고로 내가 원하는 형태를 만들어 냈을때의 짜릿함, 성취감 그런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레고를 안 갖고 놀겠죠. 마찬가지로 개발도 내가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에 대한 흥미가 제일 중요하지 않나 싶어요. 그게 있으면 언제든 다시 또 할 수 있고요. 결국에는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나가는것이 재미가 있냐 없냐가 가장 큰 것 같아요. 무언가를 하면서 재미를 느끼고, 그 일을 했을 때 성취감을 느낄 수 없다면 그 과정 안에서도 의미를 찾는게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해요.

이상적인 개발 환경

나 대신 기계가 다 해주는 것. 궁극적으로 내가 일하지 않는 거죠. 모든 게 다 자동화가 돼 있어서 우리는 그 부산물로 먹고 노는 환경.

집중이 안 될 때 환기 방법

커피를 마시거나 자리를 옮겨요. 마당에 나가서 일하기도 하고 그것도 안 되면 카페에 가기도 하고요. 그래도 안 될 때가 있긴 한데 보통 그래도 안 될 때는 전날에 일을 많이 한 날이에요. 환경을 바꾸는 게 가장 빠르게 환기할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연우님은

일적으로는 지금 하는 일 그냥 계속하고 싶어요. 프론트 개발을 계속하고 싶고, 그래픽이 움직이는 애니메이션 개발도 하고 싶어요. 일 외적으로는 강아지 사진작가도 하고 싶고, 키보드가 또 취미여서 주문에 맞춰서 키보드를 만들거나 수리하는 공방을 운영하고 싶기도 해요. 그리고 음악 하는 거 좋아하니까 작곡도 해보고 싶고, 또 제가 햄버거 되게 좋아해서 햄버거 브랜드도 만들어 보고 싶어요. 하고 싶은 건 항상 많아요.

작업할 때 선호하는 장소

제 자리랑 그리고 잔디밭. 그리고 카페에 있는 책상.

취미

그림 그리기. 커스텀 키보드 만들기. 여름이랑 놀기. 요리하는거.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하고, 게임도 좋아해요.

쉬는시간에 어떤걸 하나요?

잠이요. 취미는 많은데 시간이 없네요. 프로젝트가 마무리 되면 곧 다시 또 시간이 많아지겠죠. 그럼 이제 취미를 쉬는 시간에 하는 거죠.

요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일과 삶의 밸런스

시간과 돈에 구해받지 않고 직업 한 가지 더 가질 수 있다면

햄버거 가게 사장님, 건축가

개발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 또는 이제 막 개발자 개발을 시작한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뭐라도 시작 하세요. 지금 당장 만들고 싶은 거 뭐라도 하나 만들어라. 그게 동력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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